295 0 0 22 19 0 7년전 0

이상한 나라의 뽀로로

소설가이자 영화평론가, 문화비평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대연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작가는 죽음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존재의 물음은 단순히 ‘왜 사는가?’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꿈’에 이른다. 「패닉 크리스털」은 숙박업소를 찾은 남자가 끊임없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여 종업원이 몰래카메라로 훔쳐보며 그 남자가 꾸고 있는 꿈을 궁금해 한다. 여 종업원은 어항에 자신의 모습을 보면 죽는 물고기 패닉 크리스털을 키우고 있다. 어느 날 패닉 크리스털 한 마리가 죽은 채 물 위로 떠오르고, 여 종업원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몸을 못 가누고 쓰러진 남자 손님의 꿈을 상상한다. 「개」는 작은 점에서 시작한다. 어찌 보면 어린왕자가 그린 코끼리 그림과 주인공 화자가 ..
소설가이자 영화평론가, 문화비평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대연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작가는 죽음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존재의 물음은 단순히 ‘왜 사는가?’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꿈’에 이른다.
「패닉 크리스털」은 숙박업소를 찾은 남자가 끊임없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여 종업원이 몰래카메라로 훔쳐보며 그 남자가 꾸고 있는 꿈을 궁금해 한다. 여 종업원은 어항에 자신의 모습을 보면 죽는 물고기 패닉 크리스털을 키우고 있다. 어느 날 패닉 크리스털 한 마리가 죽은 채 물 위로 떠오르고, 여 종업원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몸을 못 가누고 쓰러진 남자 손님의 꿈을 상상한다.
「개」는 작은 점에서 시작한다. 어찌 보면 어린왕자가 그린 코끼리 그림과 주인공 화자가 그린 개의 그림은 같을 수 있다. 주인공 화자가 그린 그림은 작은 점이다. 그 점은 멀리, 저 멀리 지구 밖에서 바라본 나무에 매달린 죽은 개의 모습이다.
「시선」은 치가 떨리도록 자신을 괴롭히는 직장 상사 죽이기를 치밀하게 계획하여 짜임새 있게 전개하고 있고, 「청산가리빛 아침」은 자살을 시도하는 많은 젊은이들의 창백한 시간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어가 머물다간 여인숙」에서는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주인공이 젊은 시절 우연히 만났던 ‘인어’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상한 나라의 뽀로로」는 성장이 멈춘 사람들의 이야기다. 유아기적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주인공은 유치원생인 김군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그들만이 공감하는 세계는 단순히 환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 부정도 아니며, 이상향을 동경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단지 혼탁한 세상의 피안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뿐이다.
「칼」은 마치 무협 액션을 보는 듯한 이야기로 생동감과 역동성이 시종일관 시선을 잡아끈다. 죽음은 단지 생의 이별, 이승과 저승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생명의 연장으로 이어진다. 육식의 행렬. 식량이 부족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죽여야 하고, 죽음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만찬이 된다.
「카프카스」는 카페 ‘카프카스’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일명 코카서스로 알려진 ‘카프카스’의 공간이 혼재하며 존재한다. 카페 주인을 기다리며 카페를 봐주고 있는 여자와 카페 주인을 만나러 온 여자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이 흥미롭게 읽힌다.
이대연의 소설들은 읽는 내내 깊은 사유를 성찰케 하며, 과연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 그의 물음이 지금 중요하게 여겨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글_ 이대연
1972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성직자가 되기 위해 총신대 신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중퇴하고, 경기대 불어불문학과,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거쳐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4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검란」으로 당선되었다. 2012년에는 영평상(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평론상과 플랫폼 문화비평상을 수상하여 영화와 문화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화광의 탄생』(공저)이 있다.
dupss@naver.com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